차기전투기 사업에서 단독 후보로 상정된 F-15SE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 부결된 데는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예비역 장성들과 F-15SE에 비판적인 여론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18일 총사업비(8조 3천억원) 한도 내의 가격을 제시한 보잉의 F-15SE를 단독후보로 선정하자 반대 여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한호 예비역 대장을 비롯한 전직 공군참모총장 15명은 이달 초 청와대에 건의문을 제출해 스텔스 전투기 구매를 촉구하였다. 시민단체와 군사전문가들도 인터넷과 SNS에서 F-15SE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었다.
사실 F-15SE는 ‘오래된 전투기’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탐지거리가 200Km가 넘는 APG-82v(1) 레이더를 장착하고, 13톤에 이르는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애초부터 스텔스 성능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어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보다 적 레이더에 잘 보인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에 F-15SE 제작사인 미 보잉은 내부무장창과 스텔스 도료 등을 통해 적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차기전투기가 원점에서 재검토됨에 따라 추진방식을 놓고 분할구매, 도입대수 축소, 복수기종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업을 재공고할 경우 사업비 증액이 가능해져 재공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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