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산 생선 판매 ‘마이너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여파로 대형 마트들이 수산물 수입을 확대함에 따라 국내 수산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대형 마트들은 소비자들이 안전에 민감해 외국산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수산물 판매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에서 올해 1∼9월 판매된 국산 갈치는 지난해(1∼9월)보다 16.3% 줄어들었지만 베트남·세네갈·인도산 갈치는 882.3% 폭증했다. 고등어도 국내산은 -22.3% 감소했지만 외국산(노르웨이)은 21.0% 증가했다. 새우 역시 국내산은 -39.6% 줄어든 데 반해 외국산(인도, 태국)은 21.6% 증가했다.
이마트에서도 외국산 수산물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갈치 판매는 9.7% 증가했지만 외국산(세나갈)은 1702%로 치솟았다.
꽁치는 국내산이 -21.6% 역신장한 반면 외국산(대만)은 99.9% 증가했다. 고등어도 국내산은 -20.4%를 보인 반면 외국산(영국, 노르웨이)은 19.5% 증가했다.
특히 이마트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전량 수입하는 랍스터는 4835% 수직 상승했다.
이처럼 국내산 판매가 저조한 반면 외국산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은 대형 마트들이 국내에서 멀리 떨어진 수입 수산물에 대해 안전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외국산은 안전한 반면 국내산은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안전성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협 관계자는 “(대형 마트들이) 국내산 수산물에 대해 안전하다고 홍보해도 부족한 판에 외국산 수산물 판매를 확대하는 것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판매 전략”이라며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을 홍보하고, 외국산 수산물에 대한 판매 촉진을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형 마트의 한 관계자는 “국내산 수산물도 안전하지만, 소비자들이 외국산 수산물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외국산을 선호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해외 수산물) 수입을 추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