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 아이가’ ‘니가 가라, 하와이’ . 숱한 유행어를 탄생시킨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잇달아 선보인다.
지난 2001년 개봉돼 흥행을 거둔 영화 ‘친구’는 19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학창시절을 함께했던 친구의 뜨거운 우정과 갈등, 배신을 그린 남성 누아르 영화다.
영화 ‘친구’는 앞서 2009년 드라마로 재구성돼 시청자를 만났다. 영화에 이어 곽경택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현빈, 김민준, 서도영, 왕지혜가 출연해 영화와는 다른 맛을 냈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영화 못지 않은 영상미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곽경택 감독은 ‘친구’의 속편을 내놓으며 또다시 관객과 마주한다. 곽 감독이 연출과 제작을 맡은 영화 ‘친구2’는 전편 ‘친구’에 이어지는 이야기로 17년 뒤 동수(장동건 분)를 죽인 혐의로 수감된 준석(유오성 분)이 감옥에서 자신을 아버지처럼 따르던 성훈(김우빈 분)을 만나 다시 부산을 장악하려는 내용을 담았다.
유오성, 주진모 등 중량감 있는 배우와 ‘젊은 피’ 김우빈의 조화가 어떤 색채로 그려질지 관심을 모으는 ‘친구2’는 11월14일 개봉된다.
‘친구’는 영화 속편에 이어 ‘씨네 뮤지컬(Cine musical)’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옷을 갈아입는다. 뮤지컬 ‘친구’는 영화에서는 부각되지 않은 준석과 동수의 대립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에도 곽 감독의 공이 들어갔다. 곽 감독은 뮤지컬 ‘친구’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제작사 비오엠코리아 최용석 대표는 “곽 감독이 뮤지컬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줬다. 영화 ‘친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탄생했는지부터 왜 뮤지컬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친구’에는 안재모, 조형균, 김찬호, 2AM 창민, 권민수, 김지훈, 조윤영 등이 출연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부산에서 공연되는 만큼 부산·경남 출신 배우가 전체 출연진의 50% 이상 차지해 맛깔 나는 사투리 연기로 지역 관객층을 겨냥한다.
‘친구’는 오는 11월29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공연돼 ‘친구2’ 상영기간과 맞물린다. 스크린과 무대에서 펼쳐지는 ‘친구’의 이야기가 다시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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