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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금광' 가보니…'금은 없고 먼지만'

입력 : 2013-11-14 06:00:00 수정 : 2013-11-14 1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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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를 상상하면서 금광을 찾았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갱에서 전등에 의지한 채 육안으로는 확연히 드러나지 않지만 금을 품은 광석을 캐내 운반하는 금광의 일상은 ‘황금빛’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다.

지난 9일 오전 전남 해남의 모이산 광산을 찾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금의 94.54%(306㎏)를 산출한 최대 금광이다. 금을 포함한 원광을 캐는 작업장까지는 갱 입구에서 차를 타고 20여분 울퉁불퉁한 갱도를 달려야 했다. 금맥을 따라 나선형 모양으로 내려가면서 뚫린 갱도 길이는 5㎞ 남짓. 해저 80m인 땅속 심부까지 이어졌다.

차에서 내리자 매캐한 먼지가 코와 목부터 찔렀다. 대체 금은 어디에 있을까. 광산을 운영하는 골든썬㈜의 김중현 생산팀장은 “자세히 보면 주변에 비해 다소 짙은 색을 띤 광맥이 마치 물길처럼 연결돼 있는 데, 이것이 바로 금맥”이라고 말했다. 다소 싱거운 설명에 노다지를 눈으로 확인했다는 감흥이 사라졌다. “자연상태의 금은 보통 차돌 같은 석영에 붙어나오는데, 오랫동안 금광에서 일한 이들도 목도하는 일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이 광석이 황금으로 변신하려면 이후 과정이 더 중요하다. 먼저 2단계 공정을 거쳐 잘게 부서진 뒤 부선기로 향한다. 원석은 부선기에서 화학처리된 물에 넣고 돌려진다. 이때 금을 비롯한 은, 철, 납, 구리, 아연, 카드뮴과 셀레늄 등 희토류 금속이 뜬다. 이를 말리면 연필심과 같은 검회색의 가루가 되는데, 비로소 육안으로도 드문드문 반짝반짝 빛나는 가루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에도 시료 혼합, 1200도 열처리 등을 거쳐야 비로소 제련소로 운반돼 금괴로 탄생한다. 이 가루 1t당 함유한 금은 150∼180g으로, 값으로 치면 800만∼1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9일 전남 해남의 모이산 광산 해저 80m 지점의 작업장에서 한 직원이 지상 운반을 위해 쌓아올린 금 원광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임기영 골든썬 사장은 “광물자원공사에서 현대화 장비, 안전 시설물 구축에 필요한 자금과 시추, 굴진, 선광 기술도 지원받아 생산성을 높이면서 재해율은 낮추고 있다”며 “올해는 금값이 예년만 못하지만 매출목표인 230억원은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금값의 추세적 하락에 대비해 선광기술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해남=글·사진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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