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부도업체를 포함해 13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2008년 18개 이후 최대 규모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AAA에서 D까지 총 18개로 나뉘고, 이 중 BBB- 이상은 투자등급, BB+ 이하는 투기등급(투자부적격등급)으로 분류된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 기업은 2011년 17개사, 2012년 30개사, 2013년 36개사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건설, 해운, 항공 등 이른바 ‘취약업종’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건설사 중에는 경남기업, 동부건설, 쌍용건설, 신세계건설, SK건설, 요진건설산업,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이달에도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고 ㈜한라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조선·해운 업체들도 대거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STX, STX엔진,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한진해운, 대보인터내셔널쉬핑, 현대상선 등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올해 영업적자액이 작년 1098억원에서 올해 1556억원으로 불어났고, 현대상선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작년 4863억원에서 올해 4314억원으로 11.3% 줄고 현대미포조선은 927억원 흑자에서 1970억원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신용등급이 강등되지 않은 기업들의 부진도 계속돼 추가적 등급 하락이 이어질 여지도 있다.
일본 정부의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상당 기간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들 기업의 실적이 내년에 급격히 향상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운, 항공, 건설 등 재무적인 위험이 두드러진 산업은 구조조정이 더 필요하다”며 “다만, 조선 등 경기민감형 산업은 세계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다소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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