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분신한 고(故) 이남종씨(41)의 유해를 광주 북구 망월동 5·18구묘역(제3묘역)에 안장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지난 2일 '시민장례위원회'는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에는 "공권력의 대선 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다"라며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 달라.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시민장례위원회는 해당 유서를 바탕으로 이씨가 신변을 비관한 것이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한 항거로 분신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광주시는 "시민장례위원회가 요청하면 시립묘지인 북구 망월묘지 제3묘역에 안장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망월묘지는 지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됐던 시민들이 처음 묻혔던 곳이다. 5·18사적 제24호 지정돼 있으며 이한열, 이철규, 강경대, 김남주 시인 등 총 41명의 민주열사가 묻혀있다.
한편 이씨의 유족들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이씨의 장례를 시민장으로 치른 뒤 유해를 망월묘지에 안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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