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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게스트하우스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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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5 06:00:00 수정 : 2014-02-15 10: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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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중학교 교사 이명희(34·여)씨는 겨울 방학을 이용해 지난달 제주도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혼자 하는 여행이 처음인 이씨는 일정을 꼼꼼히 챙기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로 정했다. 제주도에서의 첫날. 밤늦게 도착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바비큐 파티가 한창이었다. 여행객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술잔을 기울이며 사연을 나누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엔 여행일정을 맞춰 동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잠만 자는 곳으로 여겼던 이씨에게 이 같은 모습은 일종의 문화 충격이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이씨는 요즘 게스트하우스에 만났던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나 홀로 여행족’이 늘면서 싼값에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다. 독립적 공간인 호텔, 콘도, 펜션 등과 다르게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사람들과 침실, 주방 등을 공유하는 일종의 ‘도시 민박’ 형태로 운영된다.

유럽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배낭여행객의 사랑을 받아 왔다.

국내에서도 2∼3년 새 다양한 테마와 프로그램을 갖춘 게스트하우스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단순 숙박공간의 의미를 넘어 여행 풍속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의 게스트하우스는 852곳에 달한다. 서울과 제주에서만 각각 349곳, 247곳이 영업 중이다. 파악되지 않은 업소를 합치면 1000곳이 넘는 게스트하우스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게스트하우스는 그러나 허가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가 관련법 미비로 관광특구인 제주와 서울 지역 일부 한옥 체험 업소를 제외하고는 불법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 적용을 받는 게스트하우스는 내국인 이용이 불가능해 편법 운영되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달 초 국민관광진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해외여행은 크게 늘고 있는데 국내관광 총량은 큰 변화가 없다”며 국내관광 활성화 대책을 주문했지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아직 정부 관심 밖에 머물고 있다.

경희대 변정우 교수(호텔경영학과)는 “획일화한 기존 숙박시설과 달리 게스트하우스는 지역 특성과 문화에 맞게 다양성을 갖추고 있어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입맛에 맞는다”며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완화한다면 국내관광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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