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金보다 값진 銀”… 17년 땀과 눈물에 박수 “고맙다, 김연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메달 색깔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저 ‘피겨 여왕’의 마지막 빙판 위 연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온 국민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그의 고별 무대를 함께 했다. 감동과 아쉬움이 교차했지만 여왕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연아(24)가 21일(한국시간)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러시아의 ‘안방 텃세’에 밀려 기대했던 우승은 놓쳤지만 금메달보다 값진 감동을 안겨준 김연아를 향해 국민들은 응원과 격려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쉬운 고별인사 김연아가 21일(한국시간) 은퇴 무대인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뒤 진행된 플라워 세리머니를 마치고 대형 태극기를 몸에 감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소치=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최고의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김연아 선수의 모습은 모든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연기는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연아는 일곱 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이후 17년간 빙판 위를 아름다운 몸짓으로 수놓으며 세계 피겨 팬들에게 행복을 선물했다. 그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늦은 밤에 경기하게 돼서 다들 못 주무셨을 텐데, 1등은 아니었지만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분 좋고 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끝까지 의연했지만, 그를 떠나 보내기에는 4분10초가 너무도 짧았다.
조병욱·박영준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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