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작전중인 독일군. |
독일 정부가 유럽 이외 지역으로의 해외 파병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우크 대통령은 지난 1월 31일 뮌헨에서 열린 안전보장 국제회의에서 “독일은 역사를 이유로 분쟁을 방관할 권리는 없다”고 연설했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정치적 권한이 없지만 가우크 대통령은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 폰 데어 라이헨 국방장관도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1999년 유고슬라비아 폭격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전투에 참가했다. 하지만 2011년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놓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투표에서 기권한 이래 메르켈 정부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메르켈 정부가 해외 파병 지역으로 염두에 두는 곳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제국주의 시절 종주국이었던 프랑스가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니제르 등에 개입해왔다. 하지만 경기 불황에 따른 경제적 부담으로 프랑스는 독일에 아프리카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군의 아프리카 파병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나치 시절의 악몽이 남아있는 독일에서 군 병력의 해외 파병은 독일인들에게 민감한 이슈다. 공영TV 방송국 ZDF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파병 확대에 반대했다.
여기에 5000명의 병력을 아프간 등지에 파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분쟁 해결에 충분히 공헌하고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메르켈 총리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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