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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우크라 갈등… ‘가스 전쟁’으로 번지나

입력 : 2014-04-02 20:21:09 수정 : 2014-04-03 01: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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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가스 쓰는 우크라에 자국산 수출 확대 움직임
의회는 우크라 지원법 가결… 러, 가스값 44% 올려 맞불
미국과 러시아가 ‘천연가스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에 대한 가스 수출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가를 대폭 인상하고 나섰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에너지협력위원회 회의에서 유럽의 원유·가스 공급선을 다각화하고 효율을 높이는 식으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가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자원 확보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의 가스 공급선의 다각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보복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에너지 독립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EU 지도부와 회담에서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추진 등 유럽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의회도 러시아의 자금원 및 영향력 차단을 위해 에너지 공급을 외교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민주)은 1일 “백악관이 러시아와 크림공화국 주요 인사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러시아 은행들의 국제금융거래에 제한을 가했으나 솔직히 지금까지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7번째 가스 수출을 승인했다. 이와 별도로 미 하원은 1일 ‘우크라이나 지원 및 러시아 제재법’을 찬성 378표, 반대 34표로 가결 처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10억달러의 대출 담보와 1억5000만달러의 원조 제공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미국의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도 러시아 압박 대열에 동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카자흐스탄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JP모건을 통해 보험대행사 소가스에 (5000달러를) 송금하려 했으나 차단됐다”며 “모스크바 주재 미국 외교공관들도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소가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측근들의 ‘사금고’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로시야은행 계열사다.

앞서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가를 기존보다 44% 인상했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크림 주둔비 지급 여부도 논란거리다. 러시아가 주둔비 지급에 관한 우크라이나와의 협정을 2일 최종 폐기하자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반발했다.

유태영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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