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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싱글족 찾는 1인 식당 가보니

입력 : 2014-04-30 11:49:20 수정 : 2014-04-30 11: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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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의 한 일본 라면집을 들어서자 무인 자판기가 눈에 들어왔다. 자판기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돌아서니 ‘공석 표지판’이 보인다. 커튼을 걷고 들어가면 독서실처럼 생긴 1인석이 마련돼 있다. 자리에 앉아 벨을 누르자 종업원이 와서 식권을 받아갔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을 들고 온 종업원은 음식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뒤 커튼을 쳤다. 다른 손님과 눈을 마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한 여대생이 익숙한 듯 혼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대학생 이민영(24)씨는 “복학생이라서 혼자 밥 먹을 때가 많다”며 “여기선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도 1인석 16개가 마련돼 있다. 혼자서 먹기 좋은 양의 파스타와 피자, 샐러드를 갖추고 있다. 이곳은 점심시간이면 혼자 밥을 먹는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레스토랑 직원은 “점심시간에 혼자 오는 여자분들이 많다”며 “아직은 혼자 밥 먹는 것을 어색해하는 손님들이 많아 바(Bar) 쪽으로 좌석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1인 식당의 주요 고객은 젊은 직장인과 미혼 남녀들이다. 혼자 사는 20~30대 싱글족은 1인 식당을 찾는 이유로 ‘직접 차려 먹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꼽는다. 야근이 잦은 김동훈(32)씨는 “자취방에서 한 끼 식사를 제대로 차려 먹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밥 차리기가 번거로워 대충 때우는 편인데, 가끔 제대로 밥을 먹고 싶을 때 찾는 곳이 1인 식당이다”고 말했다.

1인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유하나(26)씨는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재료로 혼자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남은 재료가 썩기 일쑤다”며 “비용면에서도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1인 식당에서 사 먹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1990년 102만 가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2010년 415만 가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다. 통계청은 1인 가구가 2035년에는 762만8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는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2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규모도 2010년 88만원(4인가구 70만원)에서 2020년 1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은정 기자 ehofkd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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