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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추모의 노래로 아픔 어루만지다

입력 : 2014-04-30 21:36:34 수정 : 2014-04-30 22: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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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자작곡 ‘노란리본’ 공개
실의에 빠진 유족·국민 위로
지난 4월16일 남쪽 바다에서 전해져온 비극적 소식. 이후 가요계는 일제히 춤과 노래를 멈췄다. 대신 함께 침묵하며 세월호 승객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데 동참했다. 그리고 이제 가요계는 그들을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곡들이 실의에 빠진 희생자 가족과 애타게 지켜보는 국민들을 어루만져주기 시작한 것. 가요계의 추모 열기는 대선배인 김창완부터 윤일상, 김형석 등 스타 작곡가, 팝페라 가수 임형주 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함께 침묵하며 세월호 승객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던 가요계가 추모곡을 통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추모곡을 발표한 김창완, 임형주, 윤일상.(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세계일보 자료사진
가요계의 대선배 김창완이 부르는 추모의 노래는 애달프다. 70년대 전설적인 록밴드 ‘산울림’의 맏형이자 보컬로 가요사의 한 획을 그었던 김창완은 이번엔 세상의 맏형이 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래를 불렀다. 지난 28일 자신이 진행하는 한 라디오프로그램을 통해 자작곡 ‘노란 리본’을 공개한 것.

김창완이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에는 ‘너를 기다려 네가 보고 싶어/ 교문에 매달린 노란 리본/ 너를 사랑해 목소리 듣고 싶어/ 가슴에 매달린 노란 리본/ 푸른 하늘도 초록 나무도/ 활짝 핀 꽃도 장식품 같아/ 너의 웃음이 너의 체온이/ 그립고 그립다 노란 리본’이란 슬픈 가사가 담겼다. 그의 노래는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통해 퍼져나가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의에 빠진 가족과 국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는 자신의 노래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추모곡으로 헌정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2002년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1주기 추도식에서 아버지를 잃은 11살 소녀가 낭독한 작자 미상의 시에 일본의 작곡가 ‘아라이 만’이 멜로디를 붙인 노래. 2009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 이 노래를 한국어로 불렀던 임형주는 오는 5월1일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재발매해 수익금 전액을 희생자 유가족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라는 가사를 통해 노래는 비극의 희생자들을 어루만지고 희생자의 가족들을 위로한다.

윤일상, 김형석 등 스타 작곡가들도 추모 연주곡을 통해 상처 어루만지기에 나섰다. 윤일상은 직접 작곡, 편곡, 연주한 피아노곡 ‘부디’를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았다. 윤일상은 곡과 함께 온라인에 공개한 글을 통해 “부디 이 음악이 마지막 가는 길에 작은 동반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작곡가 김형석도 애도의 뜻을 표하며 추모곡 ‘레스트 인 피스(Rest in Peace)’를 공개했다. 잔잔한 분위기의 피아노곡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넋을 기리는 음악이다.

음악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픔을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슬픔 속에 활동을 멈춘 가요계에서 조용히 울려퍼지는 추모의 노래들이 고마운 이유다. 해외 아티스트들도 비극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모곡을 통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남은 자들을 위로했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에서는 세라 매클라클런의 추모곡 ‘엔젤(Angel)’이 실의에 빠진 미국인들을 위로했다.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으로 영국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을 때는 엘튼 존의 ‘캔들 인 더 윈드(Candle in The Wind)’가 영국 국민들을 달랬다. 한국인 멤버 조셉 한이 소속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록밴드 린킨파크는 2010년 아이티 지진피해를 돕기 위해 추모곡 ‘낫 어론(Not alone)’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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