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남미 브라질과 파라과이를 중심으로 에덴 공동체를 구상한 지 올해 20년을 맞았다. 가난한 지역민의 자녀를 위해 파라과이 판타날에 운영중인 초등학교(왼쪽)와 교육원 전경. |
문 총재는 이미 1965년 남미에 성지를 정하고, 1973년 선교사를 파송했다. 1980년 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남북미통일연합(CAUSA·카우사)을 조직해 역내 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파라과이와 우루과이, 브라질 등 10여 개국 지도급 인사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어 공산주의의 종언을 주지시켰다. 당시 국가 수반들이 적극 환영했고, 가톨릭교회에서조차 지지했다. 문 총재는 카우사 활동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노티시아스 델 문도’ ‘티엠포스 델문도’ 등 스페인어권 신문도 창간했다.
카우사 조직 외에도 중남미를 중심으로 중남미통일연합(AULA)를 결성해 승공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1980년대는 공산권 세력이 남북미 대륙으로 세력을 떨쳐나가 니카라과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었다. 문 총재는 미국 댄버리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워싱턴타임스를 통해 의회에서 부결된 니카라과 자유반군 지원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크게 기여함으로써 1억50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책정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로 인해 당시 중남미로 확산되는 공산화 불길을 차단할 수 있었다.
# 새로운 공동체 ‘새소망 농장’
문 총재 내외가 브라질 자르딘을 중심으로 새소망 농장을 구상하게 된 것은 하나님이 본래 뜻하셨던 에덴동산, 즉 이상공동체 구현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자르딘과 인접한 판타날(판타나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태고의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다. 즉,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를 세울 수 있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기지로서 안성맞춤이었다. 문총재는 1994년 자르딘에 250ha(약 75만평)의 땅을 매입하고 이듬해 5월에는 40개국에서 2명씩 총 80명의 청장년들을 파송해 농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자르딘은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척박한 땅이었다. 날씨는 무덥고, 강이나 들에 나가면 이름 모를 벌레들이 사정없이 물어뜯었다. 그런 황무지에서 개발단은 새와 뱀, 동물을 벗삼아 열정적으로 개간에 참여했다. 문 총재는 판타날 지역이 교통사정이 열악해 주민들이 병이 나더라도 병원에 갈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 1996년 구급차 29대를 구입해 기증했다. 주민들에게 무엇보다 큰 선물이었다.
# 레다 지역 개발과 비전
문 총재 내외가 남미에 머물면서 자르딘에 이어 많은 정성을 기울인 곳이 차코다. 차코는 볼리비아·파라과이·아르헨티나에 걸쳐 있는 그랜드차코 지역의 일부로, 면적은 약 2550만ha(약 750억평)에 달한다. 차코에도 68만ha(약 20억평)의 땅을 매입했다. 레다는 차코에서도 사람이 살아가기에 가장 힘든 황량한 땅이다. 소수 인디오 부족만이 어렵게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부족들은 강물을 떠다가 식수로 사용했고, 전기와 전화도 없었다.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레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시작됐다. 문 총재 내외는 1999년 기술을 보유한 일본 선교사 102명을 추가로 차코로 불러들였다. 선교사들은 돼지 축사를 임시 숙소로 사용하며 건물을 짓고, 배를 댈 수 있는 정박지도 만들었다. 이들은 파라과이 지역 버려진 땅에 농장을 일궜으며, 교육원을 지어 주민들에게 목공, 벽돌, 금속가공, 농기계 작동 등 각종 기술을 가르치며 자립을 도왔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초등학교를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고, 올림포와 에스페란사 마을에 있는 여러 학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가난한 아이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다. 현재 인디오 부족들이 사는 레다를 중심으로 모범 농장과 수산사업 시설을 만들고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며 자연과 화합하는 문화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레다지역 환경친화 개발사업이 알려지면서 노무현 정부 때 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시찰을 오기도 했다.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1996년 파라과이 판타날에 기증한 구급차 앞에 서 있다. |
문 총재 내외는 앞으로 이상세계는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취미와 스포츠를 즐기는 세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축구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로, 평화세계 실현의 한 도구로 파악했다. 문 총재는 브라질 남부 상파울루주 소로카바를 연고지로 하는 소로카바 축구단과 세네 축구단을 인수해서 우수한 구단으로 육성했다. 소로카바 구단은 전용구장과 호텔까지 갖추도록 지원했다. 6월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알제리대표팀이 이 전용구장에서 베이스캠프를 치고 본선을 준비한다. 소로카바는 아시아 유소년들에게 축구기술을 전수하고 있으며, 평양에서 북한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갖기도 했다.
김흥태 소로카바 축구단 회장은 “창단 2년 밖에 안 된 영세한 소로카바 구단을 2002년에 인수해 브라질 1부 리그로 승격시키는 쾌거를 이룩했다”며 “가정연합은 남미에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연합은 남미에도 단단한 기반을 구축하면서 평화세계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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