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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상권의 실패가 주는 교훈

입력 : 2014-05-07 21:13:22 수정 : 2014-05-07 2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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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필의 상가투자 전략] ‘삼성타운 인근’ 지역적 요인에 지나친 낙관
고수익 보장 홍보 믿고 제대로 검증도 안해
‘강남 업무 중심지 25점포, 500석 규모의 푸드스퀘어’, ‘강남 중의 강남, 트리플역세권을 자랑하는 특급 교통망’, ‘임대 100% 5년 계약 완료, 임대 수익률 8-9% 확정, 실투자금 2억∼2억5000만원’.

위의 홍보 문구는 2012년 이른바 ‘메가급’ 상권인 강남역에 입지한 삼성타운 인근의 T상가를 분양하면서 S개발업체가 내세운 것이다. 수익률 8%를 지급한다던 이 상가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S사는 당시 25개 점포를 분양했지만 오픈 예정일을 훨씬 넘겨 일부 업체만 입주한 상태로 영업이 시작됐다. 또 오픈 뒤 영업 부진으로 시행사와 임차인 간 마찰이 반복됐다. 이 와중에 선임대가 완료된 점포를 분양받은 수분양자 중 일부는 영업 개시 전에 보증금 반환 요구를 받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발생했다. 중도금 납부 과정 중 일부 수분양자는 홍보 내용과 차이가 극심한 점을 들어 분양대금 납 부지연이나 해약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황을 잘 모르는 일부 수분양자는 그대로 잔금을 납부했다.

이후 개발업체는 전문운영업체에 운영을 위탁하고 임차인과 분양주를 공동운영자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대형 식당과 웨딩 뷔페 등으로 콘셉트를 바꿨지만 이 또한 분양자 동의나 협의가 부진한 상태에서 강행돼 문제가 일었다. 이 상가는 그렇게 2013년 5월경부터 운영 중이지만 애초 약속했던 투자 수익금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소송전만 벌어지는 실정이다.

이 현장에서 투자 실패의 교훈을 찾아보자.

첫째 트렌드에서 밀려버린 푸드코트라는 운영 콘셉트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데도 삼성타운 인근이라고 하는 지역적 요인에 지나치게 낙관한 게 문제였다. 공중파 방송으로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기획한 서초구 양재동 푸드코트가 슬럼화된 사례나 교대역 법조타운의 모 지하상가의 푸드코트가 슬럼화되어 있는 현실 등을 감안했어야 했다.

둘째 선임대 확정, 고수익률 보장이라는 과장된 홍보를 이행할 업체의 이행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점이다. 또한, 법적 권리에 둔한 투자자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업체의 임의변경 등이 해약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제대로 구제를 요구하는 대신 오히려 업체의 회유에 끌려 잔금을 납부하거나 사후 동의를 해준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한때 붐처럼 일었다가 실패한 계좌분양형 상가가 강남이나 명동 등 메가 상권에서 지역적 특성을 배경으로 재공급에 나서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울러 선임대·후분양으로 분양하는 상가가 늘고 있지만 임차인과의 계약내용의 진정성에 대한 확인이나 고수익 보장에 대한 업체의 이행 능력 등을 검토하지 않으면 ‘강남’ 아니라 ‘강남 할아버지’ 상권에서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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