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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후보자, 국정원 정무·국제기능 힘 실릴 듯

입력 : 2014-06-10 18:30:44 수정 : 2014-06-10 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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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국정원장 후보 발탁 배경은
친박 핵심+외교관 출신… 국정원 정무·국제기능 힘 실릴 듯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노태우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이었던 이 후보자는 1980년대 후반 노 대통령에게 칩거 중인 박 대통령을 격려해 달라고 건의했다. 노 대통령이 건의를 받아들였고, 이 후보자가 직접 박 대통령에게 연락해 두 사람이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이병기 주일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주일대사는 10일 국정원장으로 지명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후보자는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2004년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 대통령을 다시 만났는데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그동안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해온 외교·안보 분야에서 국정원이 이전보다 훨씬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기체제의 국정원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무적 역할이 강화되고 해외·대북 업무 파트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자는 30일 내정된 직후 도쿄의 주일대사관에서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국가정보원은 일반적인 첩보 수준을 넘어 인텔리전스(intelligence·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질서 및 동북아시아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앞으로 이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국제 및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분석해 박근혜정부의 대외정책 수행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외교관 출신으로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2차장과 주일본대사를 거쳤다. 

당·정·청 경험을 두루 갖춘 이 후보자가 군인 출신으로 대북 파트에 전념했던 남재준 전임 원장과는 달리 정무적 역할을 아우를 것으로 예상하는 인사들이 많다. 세종연구소 송대성 소장은 “청와대와 안기부 등을 거친 경력에 정치도 알고 있어 국정원도 이런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자의 정무 능력은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그는 1997년 대선 때 벌어진 북풍사건(김대중 후보 낙선 공작 사건) 당시 안기부 2차장으로 지휘계통에 있었다. 2002년 대선 때는 불법 정치자금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다.

이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 국정원이 다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또 과거 안기부 재직 경험을 앞세워 대규모 인사이동을 벌일 경우엔 원세훈 전 원장 체제 때와 같은 내부 분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기부 1차장을 역임한 라종일 한양대 국제학부 석좌교수는 “이 후보자는 전문성도 있고 대통령과 가까우니 적임자로 생각된다”며 “다만 혼란을 일으키기보다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정원이 남북관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고 국제적 안목과 합리성도 갖춘 분이라서 남북관계 소통과 진전에 국정원이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노태우 대통령(의전비서관·의전수석비서관 역임), 김영삼 대통령(안기부장 2특보·안기부 2차장),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정치특보), 박 대통령(대선캠프·주일대사) 등 당대 여권 1인자들의 핵심 측근이었다.

박 대통령이 이 후보자 내정을 발표한 이날은 국정원이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지 정확히 53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대선 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란, 서울시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정원을 일신해야 할 과제가 이 후보자 앞에 놓여 있다.

김청중 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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