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日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남북분단도 만들어 주신 것… 안됐으면 우린 공산화”
2011년 교회 특강 파문… 총리실 “취지 잘못 전달돼”

문창극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11일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KBS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문 후보자는 당시 근현대사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속으로.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라며 “너희들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님이)남북분단을 만들게 주셨어. 저는 지금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이날 밤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문 후보자가 언론인 시절 교회라는 특정 장소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KBS의 보도는 강연의 특정 부분만 부각돼 전체 강연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총리 후보자로서 있을 수 없는 반민족적 망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후보자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인 ‘책임총리제’를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문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두번 만난 자리에서 “책임총리 그런 것은 저는 지금 처음 들어보는 얘기”, “책임총리라는 게 뭐가 있겠나.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스스로 ‘관리형 총리’ ‘실무 총리’의 역할에 머물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져 책임총리를 기대하는 여론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 후보자는 논란이 번지자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총리’는 법에서 정한 용어가 아니라는 의미”라며 “총리로 임명된다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권한과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내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12, 13일 이틀에 걸쳐 중폭 이상의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남상훈·이우승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