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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적립금 부자 대학 '묻지마 적립' 제동 건다

입력 : 2014-06-17 06:00:00 수정 : 2014-06-17 0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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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현황·운용실태 점검 추진
교육부가 사립대학들의 ‘적립금 곳간’을 샅샅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립금 부자 대학’들을 표적으로 ‘그 많은 돈을 왜 쌓아 놓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를 심층조사해 무분별한 적립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전국 4년제와 전문대를 합친 사립대 적립금은 2년 전에 이미 11조원을 넘었다. 특히 적립금 상위 20개 대학(4년제 사립대 기준)은 지난해 ‘적립금 운용계획’보다 1906억원을 적게 사용한 대신 1670억원이나 더 쌓아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16일 “지난해 말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무분별한 적립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대학들이 (적립금) 운용계획조차 제대로 수립하지 않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조만간) 적립금 상위 대학을 중심으로 적립금 현황과 운용실태 등을 심도 있게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등록금 인하와 기숙사 건립 등 교육여건 개선 투자에는 인색하고 적립금을 쌓는 데 몰두해 온 행태를 시정토록 대학에 촉구했지만 별로 달라지지 않자 교육부가 직접 나서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앞서 대학들이 학생 등록금을 건축적립금 등에 함부로 전용 못하도록 하고, 매년 적립금 적립 및 사용 계획을 사전에 보고토록 했다. 또 목적이 불분명한 기타 적립금을 없애고 기금 목적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했다.

대학이 연구·건축·장학·퇴직적립금 등 적립금 내역별로 사용(인출)액과 적립액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운용토록 함으로써 무분별한 적립을 지양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각 대학이 적립금 운용계획을 부실하게 세우거나 규정을 어겨도 제재수단이 마땅치 않아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한 문제점은 대학교육연구소가 교육부의 ‘2013년 사립대학 적립금 운용계획’과 각 사립대가 공시한 ‘2013년 교비회계 결산’을 분석한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화여대와 홍익대, 연세대 등 교비회계 적립금 상위 20개 대학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립금에서 5667억원을 사용하고 3749억원을 적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이 실제 사용한 적립금은 3761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1906억원 적었고, 추가 적립액은 5419억원으로 계획보다 1670억원이나 많았다. 계획상으로는 ‘사용액〉적립액’이었으나 실제로는 ‘사용액〈적립액’이 된 것이다. 그 결과 이들 대학의 지난해 적립금은 전년도보다 1659억원이나 늘어 무려 4조 9619억원에 달했다.

연구소 측은 “조사 대상 20개 대학 중 계획보다 적립금을 적게 사용한 대학은 15개대, 더 많이 적립한 대학은 16개대나 됐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대학 적립금 운용실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거쳐 사학진흥기금 융자 제한 강화 등의 필요한 제재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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