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연장선상에서 정무위 주최로 그제 공청회가 열렸다.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공청회 참석자 8명 가운데 5명이 “김영란법 원안에 위헌 소지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 참석자는 3명이었다. 그중 2명은 정부안을 만든 법무부와 법제처 소속이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는 “법 제정 취지를 감안할 때 직무관련성 여부를 불문하고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제재하는 것은 타당하며 위헌 소지도 없다”고 했다. 노영희 대한변협 수석대변인과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학계 의견도 똑같다. 공법 전문가들의 학술단체인 한국공법학회는 “김영란법 원안은 위헌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공법학회는 정부로부터 김영란법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자문을 받고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연좌제 논란에 대해서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공청회 결과와 공법학회의 공식 의견으로 김영란법 원안의 위헌 논란은 해소됐다고 할 수 있다. 김영란법 처리 방향이 사실상 정해진 것이다. 더 이상 위헌 여부를 놓고 논란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김영란법 원안은 공직사회에 뿌리 깊은 부패를 척결하고, 관피아의 검은 유착 고리를 끊기 위한 법안이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국가혁신 과제를 실천할 토대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논의를 지연시키는 것은 김영란법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법 적용 대상에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기관 종사자를 포함시킬 것이냐는 지엽적인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직부패를 척결할 틀을 만들면 그 이후 규제 대상을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그제 회동에서 김영란법을 8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세월호 참사에 눈물을 쏟은 온 국민은 두 눈을 부릅뜬 채 김영란법 원안 처리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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