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까지 낙동강 물 안사도 돼 마른 장마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던 울산의 상수원 공급댐이 태풍 나크리로 만수위가 됐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상수원 공급댐인 회야댐과 대암댐이 만수위를 기록했다. 1771만t의 물을 모아둘 수 있는 회야댐이 만수위가 된 것은 지난해 7월 7일 이후 처음이다.
태풍 나크리가 영향을 미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울산지역에는 110.4㎜의 비가 내렸다. 지난 한 달간 내린 93.9㎜보다도 많다. 회야댐의 상류지역인 경남 양산 웅상지역에는 205.5㎜의 비가 쏟아졌다.
만수위인 회야댐은 지난 2일 오후 10시쯤부터, 대암댐은 3일 오후 2시쯤부터 낙동강물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울산시는 모두 317만t의 낙동강 물을 구입했었다. 회야댐은 지난 3일 오후 11시쯤부터는 가둬뒀던 물을 내보내기까지 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까지 93만t의 물을 내보냈다.
거의 바닥을 보였던 사연댐과 대곡댐도 저수량이 늘었다. 지난달 말 역대 최저치인 1.2%의 저수량을 기록했던 사연댐의 저수율은 이날 현재 15.7%(305만7000t)로 늘었다. 사연댐에는 1951만4000t의 물을 모아둘 수 있다. 총 저수량 2780만t의 대곡댐 저수율 역시 8.1%에서 15.7%(437만4000t)로 늘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사연댐과 대곡댐은 110만명인 울산시민이 77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을, 회야댐은 79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풍으로 가뭄이 해갈되면서 울산시는 낙동강 원수 구입에 따른 물값까지 절약하게 됐다. 지난 2일부터 낙동강 물 구입을 중단하면서 이날 현재까지 원수대금과 물이용부담금, 정수약품비 등 42억원을 절약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13개월여 만에 일부 댐이 만수위가 되면서 가을까지 물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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