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보고 알았다는 金… 4월11일 사전예고도 없이
3군에 “정밀진단하라” 지시…“몰랐다” 발언과 앞뒤 안맞아 육군 28사단 윤모(21) 일병 폭행 사망사건 이후 군 수뇌부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도 이를 축소·은폐하려한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6일 국방부가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윤 일병이 사망한 다음날인 지난 4월8일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한 ‘중요사건보고’를 제출했다. 보고자는 장관 조찬간담회 멤버인 백낙종 조사본부장으로 대면보고 형식을 취했다. 보고서에는 가해자들의 구체적인 폭행 내용과 함께 윤 일병에 대한 지속적인 폭행·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었다. 김 실장이 윤 일병 사망 사건의 실상을 대부분 파악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었다.

더욱이 김 실장은 4월11일 공군참모총장 이취임식에서 사전 예고도 없이 각 군 참모총장에게 부대정밀진단을 지시했다. 김 실장이 윤 일병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추정케하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윤 일병 사건의 전모가 군인권센터에 의해 폭로되고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4일 “김 실장은 윤 일병 사건의 개략적인 내용만 보고받았다”면서 “김 실장이 가래침을 핥게 하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는 7월31일 인권단체의 공개로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단 한차례도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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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
군 당국이 윤 일병 사건과 관련해 징계처분한 부대 간부는 16명으로 정직 3개월(대대장)부터 견책(연대장 등)까지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징계 처분 간부 16명 중 8명이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이런 솜방망이 조치만 놓고보면 군 수뇌부가 사건의 전모를 축소·은폐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의 사퇴로 이어진 윤 일병 집단폭행 사망 파문의 중심에 김 실장이 존재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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