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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 이우환 미술관 건립 경쟁 ‘희비’

입력 : 2014-08-12 21:28:52 수정 : 2014-08-12 21: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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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업 순조 12월 완공 앞둬
대구, 우선순위 밀려 착공도 못해
현대 미술의 세계적인 거장 이우환 화백을 두고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온 부산과 대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시가 추진해온 이우환 갤러리는 개관을 5개월여 앞으로 남겨둔 반면 대구의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 미술관(이하 이우환 미술관)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해서다.

부산시는 부산에서 중학교(경남중) 학창 시절을 보낸 이우환 화백이 예술적 영감을 얻었던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 조각공원 내에 독자적인 갤러리 건립을 추진해왔다. 규모는 1400㎡이며 사업비는 47억2000만원이다. 이 화백이 기증한 작품 14점이 전시된다. 이미 지난 3월 착공했고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모든 게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며 “완공 이후 준비작업을 거쳐 내년 1월쯤에 개관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010년부터 이우환 미술관을 짓겠다고 공언해온 대구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대구는 이 화백이 일본에서 활동하던 1974년 한국에 들어와 처음으로 현대미술전에 참여, 국내에 자신의 예술성을 알린 곳이라는 인연을 앞세워 건립을 추진했다. 달서구 두류공원에 지어질 예정인 이우환 미술관은 설계·시공 비용만 부산 이우환 갤러리의 6배가 넘는 297억원을 계획했고 규모 또한 부산의 5배에 달하는 6800㎡이다. 이 화백의 친구이자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지난 3월 기본 설계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아직 착공은커녕 설계도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방선거도 있었고 시장도 바뀌는 등 여러 가지 일이 많아 미술관 건립 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린 점은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예산 문제까지 겹쳤다. 이우환 미술관에는 이 화백 외에 그와 친분이 있는 세계적인 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기로 계획돼 있다. 이미 제작된 작품을 사들여 전시하는 것이 아닌 이 화백과 미술관을 위한 작품을 새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8명에서 최대 11명이고 시는 작품 제작 지원비로 100억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이 비용이 모자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이 화백을 만나고 온 권영진 대구시장은 “참여 작가의 네임 밸류가 높고, 작품의 가격들도 높아 예산이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며 “이미 협약됐던 금액 이상으로 대구시가 작품 구입 및 제작 지원을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대구시는 이러한 문제들을 놓고 재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민과 문화계의 의견을 수렴해 내달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건립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더 투명하게 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것일 뿐 건립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대구·부산=이정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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