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쓰카 변호사는 29일 104년을 맞는 ‘경술국치’를 앞두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간 담화’가 1910년 한국병합 조약에 대해) 단지 부당한 게 아니라 한국민들의 의사에 반한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일본이 나라를 훔쳤고 조약이 무효라는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민들의 의사에 반해 병합됐다는 것을 크게 인정한 것이 2010년 나온 간 담화인데,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잊혀지고 있다”며 “한국은 간 담화를 크게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간 담화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3·1 독립운동 등의 격렬한 저항에서도 나타났듯이, 정치·군사적 배경 하에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여’ 이뤄진 것이라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했다. 한국 등에서는 간 담화 발표 직후 일제의 식민지배의 근거가 된 병합조약이 불법 무효라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아 ‘미완의 사과’에 그쳤다고 혹평했다.
도쓰카 변호사는 이에 대해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경우 병합 조약에 대해 ‘부당하지만 합법’이라는 식으로 그치지만, ‘간 담화’는 과감히 정치적, 군사적인 것을 배경으로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했고 그것은 한국인들의 의사에 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고 비교 분석했다.
그는 “(간 담화가) 조약이 무효라고 말했다면 좋았겠지만, 단언하지 못한 것은 일본 국제법 학자들이 관련 연구를 거의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인)만이 앞서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사실과 법률을 구분해 판단해야 하며, 법적 효력은 법률가들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 담화 재평가론’은 한국병합 등을 둘러싼 일본 정부의 담화를 사실관계만이 아닌 법률적인 해석 및 국제법적 효력까지 평가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는 최근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에 대한 검증 공세나 자민당의 새로운 담화 요구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각종 역사수정주의적 행태에 맞서 장기적인 한·일 관계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쓰카 변호사는 “독일은 과거의 잘못을 확실히 인정하고 사과했는데, 일본이 독일을 배우지 않는 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과거 무엇을 했는가를 연구해 확실히 인정하고 사죄해야 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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