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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재난방송 계속 보면 증상 악화”

입력 : 2014-10-19 20:49:43 수정 : 2014-10-19 20: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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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성심병원 전덕인 교수 111명 조사
우울·불안감·분노 등 전반적으로 증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6개월 만에 이번엔 판교테크노밸리 통풍구 사고로 10여명이 목숨을 잃는 등 대형 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 뉴스 시간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재난 관련 장면에 시청자는 불안감과 분노를 동시에 느낀다. 그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이미 앓고 있는 환자들한테 이런 재난 방송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덕인(사진) 교수팀은 주요 방송사가 세월호 참사 구조 현황을 거의 하루종일 보도하던 지난 4월25일부터 5월2일까지 내원한 20세 이상 외래환자 111명을 상대로 새로운 증상 발생과 기존 증상 악화 여부를 조사했다. 111명 가운데 96명은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 급성스트레스장애 등 불안장애와 우울증 같은 신경증을, 나머지 15명은 조현병 등 정신증을 각각 앓고 있었다.

조사 결과 환자들은 우울감, 절망, 짜증, 불안감, 분노 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특히 분노 항목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극심한 악화를 호소했다. 또 과거 외상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 외상 경험이 없는 환자보다 우울감, 절망, 짜증, 불안감, 분노, 무기력함 등의 증상 악화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교수는 “외상 경험이 있는 경우 세월호 참사 방송 같은 외상에 다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더욱 부정적인 심리적 반응을 보인다”며 “외상 경험은 장기간에 걸쳐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우울증이나 PTSD 등 정신질환 발병과 경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외상을 겪은 환자들은 이런 외상성 자극에의 노출을 줄이거나 상태 변화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세월호 사건 종일방송의 노출 후 정신건강의학적 증상의 변화’란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회장 박원명)는 가을 학술대회에서 이 논문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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