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자매를 성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의 신원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지적장애가 있는 언니 최모(22)씨는 지난 2월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귀가 도중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A(26)씨의 집에 끌려가 두 달여간 A씨와 A씨 후배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A씨의 동거녀는 최씨를 학대하며 집안일을 시켰다.
두 달 뒤 최씨는 의붓할머니 ㄱ(73)씨에 의해 풀려났지만,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최씨의 임신 사실을 확인한 구청 관계자는 성폭행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일 A씨와 A씨 후배 2명을 성폭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씨 동거녀를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A씨가 에이즈 보균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을 경우 24주까지 낙태가 허용되지만, 천주교 신자인 ㄱ씨가 막았다. 최씨는 현재 임신 7개월째다.
역시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최모(21)씨 역시 성폭행을 당해 2012년 12월 딸을 출산했다. 이 때도 의붓할머니 ㄱ씨가 낙태를 허락하지 않았다. 생후 20개월 된 그의 딸의 지적능력은 7개월 수준이다.
언니 최씨는 지난 10일 성폭력 상담 중 "할머니와 삼촌(ㄱ씨의 친손자)이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때려서 가출했다"고 말했고, 자신과 동생을 성폭행해온 7명의 남성을 지목했다.
최씨 자매 엄마인 김모(47·지적장애)씨의 계모인 ㄱ씨는 친손자(삼촌)와 함께 세 모녀를 상습 폭행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ㄱ씨는 최씨 자매의 어머니 김씨와 아버지를 강제 이혼시키고, 세 모녀 앞으로 들어오는 월 160여만원의 수급비도 가로채왔다. 이들 세 모녀는 현재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는 ㄱ씨와 손자를 폭행과 상해, 학대 등 혐의로 24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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