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권에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이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라는 뜻을 밝혔다. .
반 총장 측은 4일(현지시간) 배포한 '언론대응자료'를 통해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반기문 총장의 향후 국내 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대응자료는 반 총장이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보좌진이 반 총장의 허가를 받아 정리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측은 "테러 위협, 에볼라 사태 등 동시다발적 국제 이슈 해결에 반 총장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출신국 국내 정치 관련 보도가 계속되면 유엔 회원국들과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불필요한 의문이 제기돼 사무총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반 총장은 불편부당한 위치에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유엔 사무총장을 자신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국내 정치 문제에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측은 "앞으로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내 정치 관련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또 "반 총장은 지난 8년간 한국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신우일신하는 자세로 유엔 사무총장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016년 말로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최근 차기 대선주자를 묻는 한 여론조사에서 월등한 차이로 지지율 1위에 올랐다.
또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에서 반 총장 대권후보론이 등장, '반기문 대망론'이 확산됐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의 지난달 29일 세미나에서는 반 총장의 2017년 대선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지난 3일 출판기념회에서 "반 총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와서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의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쓰겠다(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