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28일 본지 보도에 대해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았다. 이날 오전 P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문건을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가 추가 브리핑을 통해 구두 보고했다고 정정했다. 청와대는 또 당초 감찰 자체를 부인했다가 이날 “감찰이 아니라 동향보고서다. 시중에 근거없는 풍설을 모은 찌라시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풍설’에 대한 진위 확인이나 이를 보고한 행정관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간인인 정씨가 청와대 비서관 등으로부터 국정에 관한 보고를 받고 지시한다는 국정 근간을 흔드는 ‘풍설’을 보고받고도 사실 여부는 물론 ‘풍설’의 진원지에 대해 조사하지 않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가 ‘맹세코 없다’던 비선세력의 실체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보고서로 드러난 만큼 국회의 진상조사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통화에서 “보도대로라면 권력의 사유화가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의 마비와 무력화를 초래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손교명 법정대리인을 통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세계일보를 대상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청와대 비서관 등 8명이다.
남상훈·김달중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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