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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수사” 외치던 靑, 속으로는 득실계산만?

관련이슈 [특종!] 정윤회 국정 농단 의혹

입력 : 2014-12-02 19:29:15 수정 : 2014-12-02 21: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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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통해 수사받겠다” 밝혀
논란 일자 “검찰 출두” 말바꿔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를 고소한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한 진실 규명’을 지시했지만 참모들은 ‘득실 계산’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증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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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통해 수사받겠다는 청와대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전날 청와대 측 고소대리인 손교명(54·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를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다. 형사1부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 8명이 본지 사장과 편집국장, 사회부장, 기자 등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맡아 수사 중이다.

손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록물이라고 주장하면서 관련자 엄벌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비서관 등 8명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손 변호사는 이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고소인들이 직접 조사를 받으면 불필요한 의혹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이 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들이 검찰에 출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정씨가 이 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을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비서관 등의 통화내역을 임의 제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도 알려졌다.

손 변호사는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말을 바꿨다. 그는 다른 언론에 “검찰이 나오라고 하면 당연히 나간다”고 정정했다. 청와대도 여론 동향을 주시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소인들이 검찰에 출두하지 않는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고소인의 출두문제는 검찰이 알아서 결정한 문제이고 고소인들은 검찰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석 두고 ‘득실 계산’ 논란

청와대 인사들의 이 같은 대응은 검찰 출석 여부를 두고 ‘셈법’을 따지고 있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수사를 둘러싼 청와대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문건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정씨를 접촉했다고 문건에 언급된 청와대 참모진과 이런 내용의 문건을 작성·보고한 이들 사이에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검찰 수사에서 가려져야 할 상황이다. 검찰은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문건 내용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고소인들에 대한 직접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가 오락가락하면서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청와대 인사들이 정씨와 접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며 직접 조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해왔을 것”이라며 “출석 여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의구심만 들게 하고 검찰 수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태도는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하라고 지시한 대통령의 의지와도 모순된다”고 덧붙였다.

문건 유출 경위를 수사하는 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모 경정과 그의 상관이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청와대 측을 대리하는 손 변호사는 오랜 기간 정부 여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명박정부 때인 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실 정무2비서관을 지냈고, 이전에는 한나라당 법률지원단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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