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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현아, 직권남용 혐의로 美교통국에 고발 당해

입력 : 2014-12-09 21:52:45 수정 : 2014-12-10 16: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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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이륙하려던 항공기를 돌려 강제로 사무장을 하기(下機)시켜 논란을 일으켰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일부 네티즌이 미국 교통국(DOT)에 조 부사장을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고, 시민단체도 검찰에 조 부사장을 고발하기로 해 책임 추궁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9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 부사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사장 직함과 등기부상의 지위는 유지하기로 해 논란을 봉합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참석 후 귀국한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며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이 보직에서 물러나 기내 서비스 등의 업무에서는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한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직도 계속 맡는다.

조 부사장의 지시로 뉴욕발 KE086편 항공기가 활주로로 향하던 중 게이트로 되돌아간 이른바 ‘땅콩 리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네티즌들은 미국 교통국에 이 같은 내용을 고발했고, 시민단체는 조 부사장을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의 회원은 이날 자신이 DOT에 조 부사장의 지시로 항공기가 사무장을 내리기 위해 게이트로 돌아간 사실을 신고했다며 이를 인증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고, 기장의 통제권을 침해한 것이 월권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DOT보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10일 서울서부지검에 조 부사장을 고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소지가 있어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8일 오후 늦게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조 부사장의 지시가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 의무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해 되레 역풍을 맞았다. 사과문은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와 지적은 당연한 일이고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을 추구해야 할 사무장이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기 때문”이라며 승무원에게 책임을 돌렸다. 승무원 하기도 기장의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부터 해당 사무장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휴가를 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해당 사무장은 병원진단서를 첨부해 회사에 병가를 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성명을 통해 “회사가 사과문에서 조 부사장의 중대한 과실을 덮으려고 승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황당한 사건이라는 반응이다. BBC는 8일(현지시간) ‘땅콩 분노(nut rage)가 대한항공 여객기를 지연시켰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항공사 사주의 딸인 조 부사장이 견과류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식에 불만을 느끼고 승무원에게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땅콩 분노로 조사를 받게 된 대한항공 임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이들 언론이 제목에서 사용한 ‘nut’이라는 단어에는 견과류라는 의미 말고도 ‘괴짜’, ‘미치광이’라는 뜻도 있다. 외신들이 중의적 표현을 통해 이번 사건을 꼬집고 있는 셈이다.

나기천·유태영·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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