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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정보 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한 한 경찰관의 심경 토로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최 경위가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가 경찰조직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일선 정보관들의 침통한 분위기를 다잡는 동시에 정보분실 개편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이상원 경찰청 차장은 15일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부 분실을 청사 내로 들여 지방청장 지휘를 받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차장은 “업무 내용은 그대로 두고 보안 유지를 위해 장소만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지휘부의 이 같은 의중에 따라 정보분실의 청사 내 이전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은 지난 3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부지의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건물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보2분실은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곳에 드나드는 정보과 직원들의 얼굴이 노출되기 쉽게 됐다.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어야 할 정보 분실 위치가 공개돼 경찰 지휘부는 비상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범죄정보팀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14일 공개된 최모 경위의 유서. 남제현 기자 |
경찰 수뇌부는 내부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이 차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경찰이 왜 힘이 없나, 본인이 느끼기에 그런 것”이라며 “우리 힘 많다고 참모들한테도 말했다”고 밝혔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본연의 임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청장은 이날 낮 12시 40분쯤 직원 3명과 함께 최 경위의 빈소가 차려진 강동구 명일동성당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구 청장은 유족들과 별다른 이야기 없이 조문만 마치고 5분도 채 안 돼 돌아갔다.
이날 최 경위의 빈소는 오전부터 취재진과 조문객들로 붐볐다. 조문을 온 한 경찰서 직원은 “정권차원에서 수사에 외압이 있었는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한 것 같다“며 “검찰이 짜맞추기식 수사를 해 박 경위가 희생된 것이 아닌가”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선형·최형창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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