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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파괴 정당 보호 안 돼” “표현·결사의 자유 위축”

입력 : 2014-12-19 19:37:43 수정 : 2014-12-19 22: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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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두 손 들어 환영
진보단체, 우려 목소리
“민주주의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죽었다.”

헌법재판소가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당 해산 결정’이라는 헌정 초유의 사건은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 이슈조차 묻어버릴 만큼 파괴력을 보이며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거리와 카페 등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헌재 선고 생중계를 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서울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는 가던 길을 멈춘 시민들이 TV 앞에 모여 선고를 지켜봤다. 박찬종 변호사는 “문건파동 국면 전환용”이라고 해석했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국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보수 단체들을 두 손을 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은 ‘온 국민과 함께 통진당 해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오늘은 대한민국이 망국의 위기에서 벗어난 날’이라며 ‘통진당 해산이 대한민국의 보다 든든한 안보를 강화하는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헌재의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정당의 존속 여부를 유권자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지만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이용해 헌법을 파괴하는 정당이 보호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37)씨는 “이번 결정은 마땅히 옳다”며 “다시는 통진당과 같은 몰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정당이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모(68)씨는 “종북세력이 국회의사당에 들어가서 모든 정보와 기록들을 다 보고 국민세금을 받는 게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진보성향 단체들은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결정으로 한국에서 표현과 결사의 자유가 위축되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로젠 라이프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한국정부가 국가 안보를 가장하여 야당 정치인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에서 ‘헌재의 결정은 제한적이어야 할 정당해산제도를 광의로 해석하는 헌법해석의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며 ‘집권세력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정당과 소수당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합동사무처장은 “헌재는 힘겹게 버텨왔던 민주주의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조모(28)씨는 “헌재의 결정은 민주주의의 퇴보”라며 “총칼만 안 들었을 뿐이지 박정희정권에서 했던 것과 같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통진당 당원 25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 중앙당사 앞에서 한국진보연대 주최로 열린 집회에 모여 헌재 판결을 규탄했다. 헌재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오병윤 전 의원은 “비록 헌재의 판결이 나왔지만 2016년 총선에서는 국회를 진보의 물결이 덮을 것”이라면서 “결국 진보를 키운 사람은 오늘의 시련을 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중의 힘은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2000명(경찰 추산 800명)이 모여 ‘총체적 파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경찰은 ‘헌재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제5조 1항에 따라 통진당 해산 규탄 집회도 상황에 따라 불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날 시위를 저지하지는 않았다.

오현태·이지수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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