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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회고록 논란…정치권 갑론을박 '들썩'

입력 : 2015-01-30 19:52:52 수정 : 2015-01-30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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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고려 없었다”지만… 자원외교 국조에 ‘선수’ 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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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의 800쪽짜리 회고록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연말정산 대란과 청와대 인적쇄신 논란에 빠져 있던 여야는 공개된 회고록 내용을 놓고 일제히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30일에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까지 회고록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면서 전·현 정권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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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회고록 출판과 관련해“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비화를 공개한 회고록의 집필 경위에 대해 “국정의 연속성을 위해 다음 정부에 참고되도록 집필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은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면 책임자들이 모두 바뀌니까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단절이 되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고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회고록 총괄책임을 맡은 김 전 수석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3년 5월 미국에서 출판 요청이 들어와 준비하던 중 외국에서 출판하기 앞서 국내에서 먼저 소개하는 게 낫겟다고 생각했을 뿐 다른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당초 다음달 1일 회고록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28일 갑작스럽게 PDF 파일형태로 언론에 긴급 배포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에 사전 유출되는) 불의의 사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오히려 여당 원내대표 경선과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급락한 정치적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정치적 ‘선수’를 쳤다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2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탈박(탈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계 조합인 유승민-원유철 조와 친박(친박근혜)계 이주영-홍문종 조의 맞대결 구도다. 이번 선거에서 친박 측이 승리하면 친이계는 다음 총선에서 정치적 생명을 보장받기 어렵다. 따라서 친이계에 힘을 실어주고 활로를 뚫어주기 위해서라도 회고록의 조기 공개를 강행했다는 분석이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들어보이며 출간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3월 개시되는 자원외교 국정조사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줄줄이 증인석에 앉아야 할 판이다. 이 전 대통령으로선 국조 전에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방어논리와 주장을 분명히 해둘 필요를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도 이 전 대통령 측의 행보를 재촉했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은 정치적 궁지에 몰리면 ‘전 정권 때리기’로 국면전환을 시도하곤 했다.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은 최근 사석에서 현 정권이 지지율 추락을 만회하기 위해 MB정권의 비리수사 카드를 뽑아들 것에 불안감을 토로하곤 했다. 따라서 MB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회고록을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수석은 간담회에서 회고록 내용을 둘러싼 전·현 정권 간 갈등 양상에 대해 “아직 책이 나오지 않았다. 회고록을 정밀하게 보면 상당 부분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언론 인터뷰에서 “2007년 경선과정 얘기라든가 2008년에 공천 뒷얘기라든가 노무현 대통령 수사 문제라든가 진짜 민감한 것들은 아예 다루지 않았다”며 “그런 것들은 2, 3년 뒤에 따로 정리해 숙성을 더 시켜서 하자는 뜻에서 다 뺐기 때문에 처음에는 오히려 밍밍해서 재미없다는 얘기 들을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상황 전개에 따라선 메가톤큽 위력을 가진 이들 비화를 추가 공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김동진·이도형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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