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대의 장병들이 라면자판기 앞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업체 제공 |
“군생활 중 먹어본 최고의 야식은?” 현역 군 장병과 예비역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면 조건반사적으로 튀어나올 메뉴가 있다. 봉지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혀 먹는 일명 ‘뽀글이’다.
국군방송에서 했던 설문조사에서는 ‘군대에서 몰래 먹었을 때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초코파이와 건빵을 제치고 1등으로 뽀글이가 뽑히기도 했다. 강원도 화천에서 군 복무를 했던 예비역 정모(31)씨는 27일 “군 복무 시절에 야간 경계근무나 당직근무 후에 먹는 뽀글이 맛을 잊을 수 없다”며 “사회인이 돼서 뽀글이를 해먹어봤지만 그때 맛은 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라면자판기의 모습. 조리시간은 4∼5분 정도다. 업체 제공 |
최근 일선 야전부대에 ‘뽀글이’의 인기를 넘보는 라면자판기가 등장했다. 한 중소업체가 만들어 육군 제27사단을 비롯한 국방부, 상무대, 자운대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27사단의 한 대대 북카페에 설치된 라면자판기를 이용한 한 병사는 “뽀글이와 달리 제공된 용기에 라면과 뜨거운 물을 넣어 전기레인지로 익혀 먹을 수 있다”며 “진짜 라면을 끓여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가격도 1300원 정도로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군부대에서 46대 정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계속 계약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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