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인하추세… 정부도 압박
“가계빚 급증” … 한은 등 반론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3년 3월 1.8%의 하락 폭을 기록한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광공업생산의 감소세가 전 산업지수를 끌어내렸다. 1월 광공업생산은 -3.7% 감소, 2008년 12월(-10.5%)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4.1%로 2009년 5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경상수지에서도 불황징후가 농후하다. 1월 경상수지는 69억달러 흑자로 35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은 455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줄고, 수입은 38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9% 감소했다. 한은의 설명처럼 “유가하락 효과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빠져서 생긴 흑자라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난달 28일 중국마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글로벌 통화전쟁’에 본격 합류하자 금리 인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과)는 “2012년 6월부터 원화 절상으로 인한 환차손이 발생해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물가 역시 2012년 중후반 이후 30개월 넘게 한은의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디플레이션 초입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진작에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투자나 소비 같은 실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가계부채 덩치만 키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과거처럼 기업이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던 산업화 시대에는 금리 인하가 투자로 이어지지만, 지금처럼 대기업이 유보금을 쌓아놓고도 국내 투자를 안 하는 상황에서는 투자 증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수미·안용성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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