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이후 韓·美동맹 상징구호로
백선엽과 밴플리트 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에 위치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집무실에 걸린 포스터. 6·25 전쟁을 담은 포스터에는 한·미 동맹의 상징적 구호인 ‘같이 갑시다’(Go together)의 원조로 알려진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왼쪽 원)과 백 장군(오른쪽 원)의 얼굴 아래 “오늘밤 싸울 준비 되셨습니까(Ready to fight, tonight?)”이란 영어와 함께 우리 말의 ‘같이 갑시다’를 영어로 소리 나는 대로 영어로 적은 “Katchi kapshida(같이 갑시다)’란 문구가 쓰여 있다. 남제현 기자 |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수원공군기지가 배경인 그림에는 더글러스 맥아더 당시 유엔군사령관과 백 장군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또 다른 포스터에는 현대화된 장비를 착용한 국군과 미군이 나란히 총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의 좌우에 각각 6·25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을 역임한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과 백 장군의 얼굴이 배치돼 있다. 두 그림에는 공통으로 “Ready to fight, tonight”(오늘 밤 싸울 준비가 됐다)라는 문장과 함께 우리 말로 “같이 갑시다”를 소리나는 대로 영어로 쓴 “Katchi Kapshida”가 적혀 있다.
백 장군 회고록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를 정리한 유광종 도서출판 책밭 대표(전 중앙일보 베이징특파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공식 기록은 없으나 원래 전장에서 한·미 양군이 함께 쓰다가 호흡이 잘 맞은 백 장군과 밴플리트 장군이 상징적으로 사용해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밴플리트 장군은 1952년 4월 폭격기 조종사로 출격한 아들(제임스 밴플리트 2세)을 잃은 한·미동맹의 전설 같은 인물이다.
백선엽과 맥아더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집무실에 걸린 그림에는 백 장군(앞줄 왼쪽)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오른쪽)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그름 아래에는 “Ready to fight, tonight?(오늘밤 싸울 준비가 됐느냐)”라는 문장과 함께 ‘같이 갑시다’를 소리나는 대로 영문으로 쓴 “Katchi kapshida”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남제현 기자 |
2009년 11월 취임 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도 오산의 미국 공군기지에서 서툰 발음의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에서나 미국의 한인 관련 모임에서 연설을 할 때는 “같이 갑시다”라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2012년 3월 방한 때도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연에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We go together”라고 말한 뒤, 다시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우(親友)이자 핵심 측근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부임 이후는 물론 불행한 이번 사건에서도 “같이 갑시다”라며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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