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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1 사격을 준비하는 요원(자료사진) |
최근 잇따른 폭발사고 품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K-11 복합소총 20mm 공중폭발탄 15만발이 폐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기가 확정될 경우 손실될 비용은 2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20mm 공중폭발탄의 전자파 영향 확인시험결과 저주파대역(60Hz)의 고출력(180dBpT) 전자파에 대한 영향이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초기에 생산된 탄약 15만발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전자파 영향 문제가 실험실에서만 발생하는지 야전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달 중 한국전자파연구소에서 추가 실험을 맡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시험 결과를 분석해 상반기 중으로 탄약 15만발의 폐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20mm 공중폭발탄의 생산 단가가 16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24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S&T 모티브와 이오시스템이 생산하는 K-11 복합소총은 5.56mm 소총탄과 20mm 공종폭발탄을 함께 사용한다. 기존 K-2 소총과 K-201 유탄발사기를 결합한 것으로 보병전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거듭된 사고와 결함으로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전자장비가 대거 탑재되는 특성상 전자파의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군 당국은 2011년 10월 폭발사고 이후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작년 3월 2차 폭발사고가 발생한 직후에야 전자파 시험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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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1 복합형 소총 20㎜ 유탄을 발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
군 관계자는 “전자파 영향 시험은 국방기술품질원의 시험평가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미군도 화기에 대해 전자파 영향 시험을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된 전자파는 고압선(765kV)에서 방출되는 자기장(120dBpT)의 1000배 수준”이라며 “이 정도의 강한 자기장을 방출하는 장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달 중 전자파연구소에서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방위사업청은 20mm 공중폭발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충격센서를 추가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해 새로운 개선탄에는 전자파에 의한 영향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20mm 공중폭발탄과 소총의 전자파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11은 지난 2011년 10월 격발센서 오류로 1차 폭발사고가 있었고, 지난해 3월 시험 사격 도중 폭발해 장병 3명이 다쳤다. 같은해 9월에는 품질검사 도중 사격통제장치에 균열이 발생해 납품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 K-11은 900여정이 보급돼 있으며, 군 당국은 2016년까지 전력화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지난해 생산업체 품질검사 중 발생한 사격통제장치 균열 원인과 관련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후방 장치대에 존재하는 기공, 수축공, 미세균열과 삼각홈나사 풀림에 의한 영향으로 발생했다”며 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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