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구 주거빈곤율 웃돌아
청년 가구 월세율 20년새 53% ↑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 5명 중 1명꼴은 ‘주거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청년은 옥탑,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청년층의 주거빈곤율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21일 서울시의 ‘청년정책의 재구성 기획연구’에 따르면 서울의 주거빈곤 청년(만 19∼34세)은 청년 전체 인구 229만4494명의 22.9%인 52만3869명이었다. 서울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율 20%보다 높은 수치다. 서울시는 최근 2개월에 걸쳐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단체에 의뢰해 청년층의 각종 생활불안정 분야를 조사했다. 보고서에는 주거빈곤에 대해 주택법에 규정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택뿐 아니라 지하 및 옥탑, 비닐하우스·고시원 같은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로 정의됐다.
1인 청년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전국 가구 전체의 빈곤율의 2배 이상이었다. 전국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000년 29.2%에서 2010년 14.8%로 개선 양상을 보였지만,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같은 기간 31.2%에서 36.3%로 오히려 악화했다.
2012년 기준 청년가구 중 주거비가 소득의 30% 이상 차지하는 가구 비율은 69.9%였다. 서울 청년가구의 3분의 2 이상이 주거비 때문에 정상적으로 소비 생활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청년 가구의 월세 생활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1990년 25∼29세 연령의 자가 거주 비율은 9.5%, 월세 거주 비율은 30.6%였다. 그러나 20년 뒤 같은 연령대 자가 거주 비율은 7.8%로 감소했고 월세 비율은 53%로 급증했다. 20∼24세 월세 거주 비율은 1990년 43.6%에서 2010년 73.8%로 치솟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올해에는 더욱 악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는 청년 문제가 대두된 원인에 대해 ▲저성장 시대 돌입과 산업구조 재편 ▲중산층 붕괴 등 사회 양극화 ▲위기의 대물림 ▲공정하지 못한 출발선 ▲이행불가 세대(위기의 고착화)의 등장의 5가지로 정리했다. 청년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청년이 문제해결을 위한 주체로 나설 것’과 ‘위기 이전은 막고 사회적 부는 이전하기 위한 세대 간 협력’ 등을 제시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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