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8부(이광만 부장판사)는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항공사 기장 김모(56)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4월 경기도에 사는 A씨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A씨가 남편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얘기하다 사진을 제자리에 두러 방으로 들어가자 뒤따라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다.
A씨가 "남편을 생각해서라도 이럴 수 있느냐"며 밀치고 거세게 저항하자 제압하기 위해 주먹으로 턱을 때렸고 A씨의 턱에서 피가 흘러내리자 놀라 달아났다.
기소된 김씨는 사건 당시 A씨와 술을 마시기는 했으나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범행을 부인하며 A씨가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별한 남편의 절친했던 친구로서 피해자와 그 아들과도 꽤 친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을 감안해 볼 때 피해자가 괜히 거짓 진술을 하면서까지 피고인을 무고할 이유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다음날 자신의 집에서 깨어났을 때 전날 입었던 흰색 유니폼 와이셔츠에서 적지 않은 혈흔이 발견됐는데 그 피는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다음날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느 정도 술을 마셨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후 자신의 집까지 장거리를 직접 차량을 운전해 간 점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음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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