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지문·표현은 사적 영역"
홍익대학교의 한 교수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의 시험문제를 출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홍익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 학교 법과대학 A교수는 지난 9일 영미법 기말고사 지문에서 두 전직 대통령을 암시하는 영어 표현을 사용했다. 지문에는 노 전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Roh’가 지능지수(IQ)는 69이고, ‘부엉이 바위(Rock of Owl)’에서 뛰어내린 결과 뇌에 결함이 생겨 고통을 받았다고 서술돼 있다.
또 다른 지문에는 김 전 대통령의 이름 ‘대중(Dae-jung)’에 ‘낙오자’라는 의미의 ‘Deadbeat’을 붙여 사용했다. 대중이 ‘흑산도’(Black Mountain Isle)’라는 이름의 홍어 음식점을 열었다는 표현도 나온다.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법대 학생회를 포함한 9개 단과대 학생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A교수는 즉각 진실한 사과를 하고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A교수가 학생회장단과의 면담에서 시종일관 ‘정치적 표현의 자유다’, ‘자신만의 교습법이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홍익대 법과대학 관계자는 “시험문제 자체에 문제가 없다면 지문과 표현은 교수의 사적 영역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별도의 입장 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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