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가 12일 공개한 ‘추경 지출사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36개 사업에서 총 45건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16건의 예산은 연내에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추경의 중요한 요건인 연내 집행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이나 사전절차 등 사전 준비가 미흡한 사례는 16건에 달했다. 감염병 관리시설 및 장비 확충 사업에는 메르스 관련 병원 장비지원에 대한 구체적 지원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실제 장비수요와 보건소 구급차 보유 현황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융자사업도 융자 신청기관, 심사기준, 융자방식, 지원규모 등 구체적 사업계획이 없어 예산 집행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습관리 사업은 유사사업과 비교해 교육생 수요를 과다 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대 간 상생고용지원 사업은 상생고용을 위한 세부사업이 마련되지 못했고 청년취업 진로지원사업은 청년고용플러스센터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질적 사업효과가 불확실하거나 철저한 집행관리가 필요한 사안 13건도 지적했다. 청년취업 아카데미운영 지원사업의 경우 인문계 특화과정이 이미 올해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이 사업의 성과를 검증한 후 확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여야는 정부 추경안(11조8000억원)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야당은 ‘총선용 선심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맞섰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야당이 주장하는 반쪽 추경은 반쪽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 여건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추경을 집행한다면 그 효과와 규모는 정비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메르스와 가뭄에 써야 할 국민 혈세가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예산 등에 낭비된다면 국회의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추경 여건에도 해당되지 않는 SOC 예산은 곤경에 처한 자영업 지원과 일자리 예산 등 진짜 서민민생예산으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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