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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콘텐츠 저작권 보호, 소비자 인식 변화 관건”

입력 : 2015-07-15 20:56:59 수정 : 2015-07-16 14: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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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년 맞은 바른음원협동조합 “내 권리를 찾겠어, 창작의 선 밖에선 전쟁으로 또 바뀌었어 누군간 또 뺏겼어, 이제 더 못참겠어, 난 계란으로 저 바위를 쳐, 깰 수 없는 게임 따윈 없어,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 함께 잡은 손이 산을 움직여….”

지난 1월 발표된 바른음원협동조합(바음협) 로고송의 가사다. 불합리한 음원 수익 분배로 창작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음악인들의 분노와 이 같은 구조를 타파하려는 의지가 39초짜리 곡에 함축적으로 담겼다. 바음협은 꼭 1년 전인 지난해 7월16일 창립식을 가졌다.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중심이 됐고 고(故) 신해철, 박상민, 리아, 남궁연, MC메타 등 여러 가수들이 동참했다.

당시 바음협은 음악 콘텐츠로 수익이 창출되어도 수익분배구조의 불균형으로 음악 콘텐츠의 실생산자에게는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존과 상생이 가능한 음악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원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한 대형 음원플랫폼(멜론, 벅스, 지니, 엠넷 등)에 대응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년 바음협은 어떤 성과를 냈을까.
신건웅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가 바음협 출범 전인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음원 할인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음협 제공

지난 8일 바음협 신건웅 이사를 만났다. 한국 힙합 1세대로 활동했던 음악인인 그는 제작, 유통 등 음악계 활동 전반을 두루 거쳐 현재 바음협 이사,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팀장을 맡고 있다. 드러난 성과는 없지만 지난 1년 동안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말한다.

“조합 설립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거치느라 제대로 출범한 건 지난해 11월이었어요. 이후에는 회원을 모집하고 음원 권리자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와 불공정한 정책을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정작 주인공인 뮤지션들이 정책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홍대와 압구정에서 음악정책 토론회 및 설명회를 열기도 했고요.”

바음협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 만든 ‘저작권 상생협의체’에도 참여했다. 저작권 상생협의체는 음악 플랫폼 사업자와 대형 음반기획사, 인디레이블 연합회, 바음협 등이 참여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음악가격 조정 등에 대해 협의하는 채널이다.

현재 주요 플랫폼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노래는 곡당 600원이다. 30곡을 다운로드할 경우 50%를 할인해 300원, 100곡을 다운로드받으면 75%를 할인해 150원으로 떨어진다. 음악을 다운받지 않고 바로 듣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한 곡을 듣는 데 12원이다. 패키지로 구매할 경우 거기서 더 내려간다.

“지금 음원 가격에서 플랫폼사업자에게 돌아가는 게 40%, 음악 권리자에게 돌아가는 건 60%예요. 60%는 또 다시 제작자, 저작권자, 실연자가 나누게 되죠. 그런데 음원가격을 할인해서 팔다 보면 음악은 거의 무료에 가깝게 소비할 수 있는 예술이 되고, 창작한 사람들은 응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게 돼요.”

이것이 바음협이 새로운 플랫폼을 준비하는 이유다. 바음협은 음원 가격에서 권리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60%에서 70∼80%로 올리고 할인 없이 정가에 판매할 생각이다. 음원 가격은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제작자가 결정한다. “CD 가격은 1만원짜리도 있고 1만2000원짜리도 있고 가격이 다 다르잖아요. 만든 사람이 투자한 만큼 가격을 정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음원플랫폼의 경우 10억원을 투자하든 100만원을 투자하든 음악 한 곡에 600원이죠. 이건 대형 커피체인점이나 동네 카페나 아메리카노를 똑같이 3000원에 팔라고 하는 거랑 다르지 않아요.”
지난해 7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바른음원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신대철 이사장(앞줄 왼쪽 세 번째)과 가수 리아(〃 왼쪽 두 번째), 박상민(〃 맨 왼쪽) 등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바음협 제공

바음협은 미국 ‘타이달’의 시도를 주목했다. 미국의 유명 래퍼 제이지가 만든 음악플랫폼 타이달은 기존의 왜곡된 음원유통 과정에 반기를 들고 지난 4월 출범했다. 음원 가격을 올리는 대신 고음질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몇개월 만에 망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소비자들이 고음질 서비스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소비자는 음질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유명 뮤지션들이 나와서 홍보한 것도 가진자의 잇속챙기기처럼 보여 공감을 얻지 못했죠. 바음협은 이를 초기에 고민했고 안 될 거라고 결론 내렸어요. 타이달을 응원했고 잘 되기를 바랐지만 역시나 그 전략은 실패했어요.”

음악은 공공재가 아니라 문화상품이자 기호품이다. 이 때문에 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정당한 지불을 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것이 현실화돼야 한다는 것이 바음협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이미 공짜나 다름없는 음악을 소비하는 데 익숙해졌다.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서비스가 없다면 새로운 플랫폼도 결국 성공하기 힘들다.

“바음협은 이미 그 고민을 끝냈어요. 나중에 공개하겠지만 우리가 준비하는 서비스가 경쟁력 있고 성공할 요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거대자본과 전문가로 무장한 대형플랫폼 사업자들을 이길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경쟁력을 키워나가면서 꾸준히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살아남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바음협은 곧 본격적인 플랫폼 개발에 들어가 빠르면 내년 초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기로 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느냐예요. 소비자들이 창작자들에게 기꺼이 응당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지 않으면 지금이 아니라 3년 뒤에 공개해도 성공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최근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이 같은 인식이 널리 알려지고 있고 우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어요. 현재 바음협에 가입한 회원 1000명 중 80%가 일반인이고요. 타이밍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희망이 보입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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