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근로자 머릿수건·팔토시 무장, 한낮엔 휴식 필수
28일 청주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한 상인이 수산물 위에 부패를 막기 위해 얼음을 뿌리고 있다. |
낮 최고기온이 32.5도를 기록한 지난 28일 오후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
매대에 올려진 고등어와 참치 등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연방 얼음을 붓느라 상인들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산시장은 얼음이 필수적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생선에 얼음을 뿌려주는 주기도 짧아졌다.
2∼3시간마다 얼음을 뿌려주다보니 점포마다 하루에 사용하는 얼음이 20㎏짜리 12포대나 된다.
1포대에 3천500원이니 하루에 얼음 구입비용으로 4만2천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생선이 상할까봐 걱정이기도 하지만 가외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니 상인들로서는 폭염 더위가 반가울리 없다.
장사가 잘되면 그나마 견딜만하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상인들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막바지 장맛비가 전국에 뿌려진 29일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습도가 높은 탓에 후텁지근한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생선에 가하는 얼음 세례는 멈춰지지 않았다. 10여년간 이곳에서 장사해온 배정자(59·여)씨는 "하루종일 얼음만 뿌리는 기분"이라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예전에는 하루에 7포대면 충분했지만, 요즘에는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에 몸을 드러내놓고 일해야 하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다.
신축 아파트와 원룸이 대규모로 들어서는 청주시 율량동 택지개발지구 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대부분은 목에 수건을 두르고 팔에는 토시를 착용한다.
자재를 옮기거나 기계를 작동하며 야외에서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피부를 보호하려면 더워도 어쩔 수 없다.
한바탕 비가 내리면 더위를 식혀주는 초여름과 달리 요즘과 같은 장맛비는 공사도 제때 못할뿐더러 습도만 잔뜩 높여 후텁지근하고, 불쾌지수를 끌어올려 건설현장 근로자들을 더욱 애먹이고 있다.
일사병 등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건설현장 곳곳에선 선풍기가 계속해서 돌아가고 식염 포도당도 비치돼 있다.
식당에는 제빙기를 갖춰두고 언제든지 얼음을 퍼갈 수 있도록 해놨다. 아예 얼린 얼음물 통을 어깨춤에 매고 작업하는 근로자들도 많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한낮에는 어쩔 도리 없이 휴식시간을 갖는다. 공정이 늦춰지더라도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도리가 없다.
건설현장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는 7∼8월에는 일기예보를 보고, 실시간으로 온도를 조사해 근로자들이 열사병에 걸리지 않게 작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유럽 불곰과 가슴 반달곰, 호랑이 등 덩치 큰 동물들에게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1시∼3시 사이 얼음 덩어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 얼음 안에는 생선과 과일이 가득해 더위에 지친 동물들의 원기를 보강해준다.
청주동물원 주창종 사육팀장은 "우리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물을 뿌려줘 동물들이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혹서기에 취약해 쉴 곳이 없는 노인들은 청주시가 지정한 무더위 쉼터에서 피서를 즐긴다.
시는 노인들이 언제든지 쉬어 갈 수 있도록 경로당, 주민센터, 은행 등 659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 오는 9월 30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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