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빅뱅 티켓 있어요"…중고생 800명 울려

2억원 사기 친 20대 구속

10대들이 아이돌에 열광하는 점을 노려 엑소, 빅뱅 등의 콘서트 티켓이 없으면서도 있는 것처럼 속여 2억원이 넘는 예매금을 받은 뒤 모른체 한 20대가 붙잡혔다.

30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김모(21)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공연 티켓이 없음에도 티켓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글을 2013년 2월부터 이달 2일까지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에 올렸다.

이 글을 본 838명은 티켓을 사겠다며 20여만원에서 50만원을 김씨 계좌로 보낸 뒤 김씨로부터 현장에서 티켓을 받을 수 있는 예매번호를 받았다.

피해자들이 보낸 돈은 모두 2억8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김씨가 보낸 예매번호는 실제 예매했으나 입금하지 않아 취소됐거나, 다른 티켓 판매자들이 올린 글에서 도용한 것으로 피해자들은 공연 현장에 가서야 김씨에게 사기당한 것을 알았다.

김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휴대폰 번호를 여러차례 바꿨고, 통장도 7개를 개설해 돌려 썼다. 사기 신고가 들어가 네이버 등 웹사이트 아이디가 정지되면 '대포 아이디'를 구매해 접속했다.

피해자가 항의하면 김씨는 "경찰에 신고하면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설득한 뒤 다른 피해자를 속여 항의한 피해자의 계좌로 직접 돈을 넣게 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중·고등학생들로 일부는 매진된 티켓을 사기 위해 원가의 2배 이상을 지불하기도 했다.

김씨는 가로챈 돈 대부분을 스포츠토토를 하는 등 도박 자금으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