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국영 뉴스통신 MTI 등은 4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외곽 비츠케의 수용소에서 이민자 64명이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ITV 보도를 보면 난민들은 150㎝ 정도인 수용소 울타리를 넘어 갔다. 이들은 전날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서 출발한 기차에 탔다가 비츠케 역에서 경찰에 강제로 하차해 수용소로 들어갔던 난민들로 알려졌다. 헝가리 남부 세르비아 접경 지역의 수용소에서도 이날 난민 300여명이 탈출해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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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부다페스트에서 240㎞ 거리의 국경까지 걸어가는 난민행렬에 있던 한 시리아 가족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1000여명이 이날 본토로 가는 페리선에 타려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그리스 언론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레스보스 섬에서 아테네 외곽의 피레우스항으로 가는 페리선에 태워달라며 “아테네! 아테네!”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난민 일부는 경찰에 돌을 던졌고 경찰은 연막탄 등을 쏘며 난민들을 해산시키는 등 충돌을 빚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부터 페리선을 이용해 에게해 섬들을 돌면서 난민들을 본토로 옮기고 있으나 시리아 난민들만 태우고 있다.
스피로스 칼리노스 레스보스 시장은 이날 국영방송 ERT가 생중계한 인터뷰에서 레스보스 섬에 난민과 불법 이민자 1만5000여명이 있다며 현 상황은 곧 터질 폭탄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전날 아침부터 24시간 동안 에게해 섬 주변에서 난민선 12척 구조에 나서 535명을 구조했으며 이는 이들 섬에 무사히 도착한 난민 수백명을 제외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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