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줄 몰라” 트위터 글
中언론 “막말 트럼프 따라하기”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서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중국이 여성 인권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유엔에서 여성 권리를 위한 정상회담을 공동 주최한 데 대해 “수치를 모른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여성 권리 선언’ 20주년을 기념해 유엔과 함께 양성평등과 여성권리 향상을 위한 회의를 주최하고, 이를 위해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여성은 물질 및 정신 문명의 창조자이자 사회발전과 진보의 중요한 역량”이라며 “여성이 없으면 인류도, 사회도 결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시 주석이 여성주의자를 탄압하면서 유엔에서 여성 권리에 대한 회의를 주최한다고요? 부끄러운 줄 모르는군요”라는 글을 남겼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어 중국이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폭력 반대 운동을 벌인 여성주의 활동가 5명을 구속 수감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링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에서 “중국부터 이집트, 러시아, 베네수엘라까지 너무 많은 곳에서 여성들이 탄압받고 근본적인 자유와 보편적인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비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비판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일부 인사가 편견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중국의 사법 주권을 존중할 것을 희망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훙 대변인은 또 “중국은 법에 따라 공민의 합법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는 법치국가”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자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나란히 사설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막말을 일삼는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따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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