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일각서 "원점 재논의" 주장 나올수도
文 손익두고 의견 갈려…"잃을 것 없다" vs "당내 혼선 악재" '안심번호제'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새누리당이 공천 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의 경선룰에도 불똥이 튈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경선룰은 안심번호제 도입을 전제로 한 100% 국민참여 경선이다.
그러나 자칫 정치개혁특위에 계류 중인 안심번호 도입법이 이번 사태의 파장으로 통과되지 않으면, 야당도 경선룰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우선 야당은 겉으로는 여야가 정개특위에서 안심번호법 통과에 합의한 만큼 이를 번복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혁신위에 참여한 우원식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발언 때문에 안심번호법 통과에 문제가 생긴다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삼권분립의 훼손"이라며 "여당이 안심번호제를 도입하지 않겠다면, 일단 법을 통과시키고 각 정당이 선택적으로 사용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청와대가 안심번호 공천제를 두고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공천 등이 우려된다"며 정면으로 비판한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법 통과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서 "제가 속한 정개특위 소위에서는 안심번호법이 통과했는데, 전체회의에서는 제동이 걸릴 듯 하다"고 전망했다.
만일 안심번호제가 정개특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야당 내에서도 경선룰을 둘러싼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혁신위는 안심번호제 미도입시 '일반국민 70%, 당원 30%' 비율로 경선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경선룰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내 한 중진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국민과 당원 비율을 50% 씩으로 하자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에는 다시 공천룰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간 치열한 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안심번호제 도입 여부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당이 안심번호제 도입 합의를 지킨다면 문 대표 역시 야당 혁신안의 여야 공동적용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합의가 지켜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문 대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는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합의 파기의 책임이 여당에 있는 만큼 문 대표가 잃는 것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어차피 야당은 처음 혁신위가 제안한 경선룰을 예정대로 실행하면 된다. 여당이 합의를 어겨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오히려 청와대와 여당에 공세를 이어갈 명분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편에서는 어렵게 진행해 온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결국 '닭 쫓다 지붕만 쳐다보게 된' 셈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안심번호법 통과까지 무산될 경우에는 경선룰을 둘러싼 혼선이 불거지면서 계파갈등이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점도 문 대표에게는 악재로 작용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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