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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에 왼손 잃었지만… 양궁으로 새 삶

입력 : 2015-10-06 21:12:35 수정 : 2015-10-06 21: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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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메오스 대령 金 명중
“2016년 리우 패럴림픽도 나갈 것”
韓 이승수, 男유도 81㎏급 정상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양궁에 참가한 로메오스 로멜리오티스(59·그리스·사진) 대령은 왼손이 없다. 1979년 공병부대 중위이던 그는 병사들과 함께 수류탄 투척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수류탄이 터지지 않자 그는 티엔티(TNT) 폭약을 들고 수류탄을 제거하기 위해 근처에 갔다. 그런데 갑자기 수류탄이 터지면서 손에 있던 TNT 선까지 건드려 폭발했다. 폭탄을 들고 있던 한 손도 함께 날아갔고 청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그는 장애를 가졌지만 은퇴하지 않고 계속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스포츠는 그에게 자신감을 키워주는 큰 힘이 됐다. 축구를 즐기던 그가 양궁을 만난 건 2003년. 그는 “양궁 선수 생활을 하던 아들을 보면서 같이 시작했다”며 “이후 아들은 농구로 전향했지만 나는 지금도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고 밝혔다.

드디어 결승전. 2번 사대에 선 그는 오른손만을 이용해 화살을 꺼내 활에 끼워 넣고 70m 멀리 떨어진 과녁을 조준한다. 지지대 역할을 하는 왼손 자리엔 의수가 고정돼 있다. 덜렁거리는 왼팔을 의수에 집어넣고 오른손으로 활을 힘껏 당긴다. 첫 세트에서 3점을 쏜 뒤 먼산을 한 번 바라보고 크게 한 숨을 쉰 뒤 이후 세트부터 쏘는 족족 9, 10점이다. 로멜리오티스 대령은 6일 예천 진호 국제 양궁장에서 열린 경북문경 세계 군인체육대회 리커브 상이군인 남자 개인전에서 루코 오리스(29·미국) 하사를 세트 포인트 7-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그는 2004 아테네 패럴림픽과 2008 베이징 패럴림픽에도 참가했다. 로멜리오티스 대령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금메달을 땄으니 내년 리우 패럴림픽에도 국가대표로 꼭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에는 로멜리오티스 대령 등 전투나 훈련 중 다친 상이군인 51명이 참가했다. 11개국 32명은 육상, 9개국 19명은 양궁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한국의 이승수(25)는 이날 국군체육부대 실내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유도 81㎏급 개인전에서 러시아의 라피나고프 아슬란(22)을 밭다리후리기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예천=글·사진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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