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란 스마트폰 속에 결제수단 기능을 할 수 있는 칩을 넣어 온·오프라인에서 간편하게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용자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간편결제는 소비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국내외 ‘페이’ 수는 20개가 넘는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운영하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ICT 기업이 도입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구글월렛, 안드로이드페이, 카드사들이 선보인 페이올(BC카드), ISP결제(KB국민카드), 모비페이(하나SK카드) 등이 있다. 통신사에서는 LGU+가 페이나우를, KT가 모카페이를, SKT가 시럽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 신세계, G마켓, 아마존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간편결제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간편결제 시장은 모바일 기기 보급, 핀테크 산업의 성장 등과 연계돼 고성장 추세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성장속도는 둔화할 수 있겠지만 성장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간편결제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요 밴(VAN·결제대행업체) 사업자나 전자결제대행(PG) 업체, 간편결제 시 필요한 인증·보안 기술·부품 제조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인증 간편결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라온시큐어 주가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16.4% 상승했다.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정보인증과 한국전자인증 주가도 같은 기간 364.7%, 188.3% 올랐다. 삼성페이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한솔테크닉스와 아모텍 주가 상승률은 74.8%, 45.8%였다. 지난 8월 출시돼 순항하고 있는 삼성페이의 성장에 따라 매출도 늘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0.5%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페이 관련주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테마주’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치열한 경쟁에서 결제 인프라 부족이나 사용상의 불편함, 보안사고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업체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애플페이가 큰 기대를 모았지만 단말기 보급이 늦어지면서 사용자 비중 및 실거래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난립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가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신용카드를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간편성과 범용성을 갖추지 못한 방식의 결제는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페이의 보급 및 이용률 상승 속도에는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활성화 속도를 관찰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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