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에선 3번 타자로 전진 배치
하지만, 박건우는 처음 출전한 포스트시즌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0일 넥센과의 첫 경기에서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면서 두산 ‘가을 남자’로 떠오른 것이다. 이날 대활약으로 박건우는 11일 2차전에서는 아예 3번타자로 전진배치됐다.
박건우는 “김택형의 직구가 좋아 빠른 공을 노리고 들어갔는데 오른손 타자이다보니 바깥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타이밍이 잘 맞아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감격적인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6회부터 계속 준비하라고 했다”면서 “계속 기회가 없어 ‘오늘은 못 나가는구나’ 싶었다. 데이빈슨 로메로가 나갈 줄 알았는데 투수 앤서니 스와잭이 계투로 나선 때문에 내게 기회가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박건우는 동기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늘 격려해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박건우는 “오늘도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수빈이가 ‘네가 할 수 있다. 끝내고 와라’라고 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앞서 박건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 홈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10회말 대타로 나서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1사 뒤 최주환이 넥센의 5번째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밥상을 차려주자 8번 좌타자 오재일 타석에서 대타로 출전한 박건우가 천금 같은 적시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를 통타해 우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안타로 연결했다. 2루에서 기다리던 대주자 장민석이 여유있게 홈으로 달려들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대타 끝내기 안타가 나온 것은 통산 두 번째이며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처음이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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