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9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하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맨체스터 시티 홈구장 ‘이티하드 스타디움’에 가는 것을 놓고 의아해하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맨체스터 시티의 라이벌이자 전통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영국 내에서 시진핑의 이티하드 스타디움 방문에 입김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영국 미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더 선을 인용해 “‘올드트래포드(OT) 방문’이라는 시진핑의 꿈이 맨체스터 의회 결정에 의해 좌절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맨체스터 의회 의장이자 맨체스터 시티의 팬인 리차드 리즈가 시진핑의 방문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이어 “리즈 외에 또 다른 맨체스터 시티 팬인 하워드 벤스테인 의원도 시진핑이 이티하드 스타디움으로 가게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치에도 '팬심'이 작용한 것이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더 선에 “7000마일(약 1만1300km)이나 날아온 시진핑이 올드트래포드 방문 좌절에 부디 슬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스트는 조금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현지의 영향도 있겠지만, 영국 방문에서 결실을 거두기를 바라는 시진핑 주석이 경제적 유대관계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이 매체는 “중국은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 만수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티하드 스타디움 방문으로 만수르와 친분을 쌓게 되면 향후 중국의 해외 진출에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면서 “순지하이가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서 뛴 인연도 이번 방문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축구영웅으로 추앙받는 수비수 순지하이(孫繼海)는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한 바 있다.
축구광인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임기 내에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의 첫 번째 목표는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며, 두 번째 목표는 ‘중국이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중국의 월드컵 우승’이다.
한편 리즈 의원은 “애초 예정됐던 시진핑의 ‘올드트래포드 방문’ 계획을 정말로 바꿨느냐”는 기자의 트위터 질문에 아직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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