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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의원 “北인권은 여야·정치상황 떠나 모두 관심 가질 일”

입력 : 2015-10-23 16:49:23 수정 : 2016-01-19 17: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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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과 북한인권영화제 참석, “국제사회와 함께 구조적 해결책 모색해야 할 문제” 천명  남북 대립보다 더 싸늘하던 동갑내기 학생운동권 출신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해 화제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NHIFF)조직위원회(공동조직위원장 오현주·유세희·이장호)가 마련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제5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 영화제 집행위원장) 주관으로 탈북자·통일·북한인권에 대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마련됐다.

임수경·하태경 두 의원은 2012년 임 의원이 탈북 청년과의 사소한 오해로 구설에 올랐을 때 하 의원과 “변절자” 발언 여부 논란으로 한때 소원한 관계였다.

이날 지역구인 부산에서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한 하 의원은 “임수경 의원이 온다고 해서 만사 제쳐놓고 달려왔다”면서 “우리는 과거에 동지였는데 한동안 심하게 싸우기도 했다. 오늘 화해가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임 의원과 함께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 “임수경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북한인권법을 앞장서서 주장하는 그런 활동을 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운을 뗀 뒤 “통일에 앞서 인권이 중요하며 ‘통일의 꽃’ 임수경 의원이 ‘인권의 꽃’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믿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동갑내기 학생운동권 출신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하 의원과 나란히 서서 인사한 임수경 의원은 “(개막식에 와서)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도 많다. 인권은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다. 핍박과 박해는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인권의 가치가) 전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미력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는 북한민주화운동을 하는 인사들이 주로 참석하고 진보 계열은 외면하던 자리라 이날 임 의원의 참석은 큰 관심을 모았다. 주최 측에 의하면, 임 의원은 개막식 하루 전날 과거 학생운동을 함께하던 한기홍 집행위원장 지인을 통해 “영화제에 참가하고 싶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민주화네트워크에서 주최하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다”고 밝히고,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이 인간을 핍박하고 억압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침해당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은 여야와 정치상황 등을 떠나서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국제사회와 함께 구조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문제입니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와 임수경 의원, 김풍년 북한자유인권글로벌네트워크 부대표, 최홍재 국민희망포럼 명예이사장(왼쪽부터).

학창시절 소설을 쓰는 등 예술 장르에 두루 관심이 많은 임 의원은 “독일 사례에서 보듯이 분단에 대한 문화적인 차원의 다양한 접근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 통일을 맞이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디 이번 영화제를 통해 많은 분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영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해주신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고 영화제 참가 소감을 적었다.

이날 현장에는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 의원을 상대로 불미스러운 행동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 4명이 사복 차림으로 출동했으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외려 임수경 의원 낙선운동을 주도했던 김풍년 북한자유인권글로벌네트워크 대표가 임 의원을 반갑게 맞이하며 북한인권영화제 참석에 감사를 표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임 의원이 이날 언급한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하태경 의원(서울대) 이외에도 한때 학생운동권에 함께 몸담았던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서울대),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연세대), 최홍재 국민희망포럼 명예이사장(고려대) 등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민주화 달성 이후, 북한 민주화 운동에 먼저 뛰어든 참다운 진보 인사들이다.

개막식에는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과 북한민주화운동을 총지휘하는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상임대표,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등도 참가해 영화제의 위상을 높였다.

영화제를 마련한 한기홍 집행위원장은 “임수경 의원은 1989년 평양청년학생 축전 참가로 남한에도 충격을 줬지만, 북한 청년들에게 준 충격도 말할 수 없다. 당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자유분방하게 활보하는 모습을 본 북한 대학생들이 그것을 따라 해서, 북한 당국이 나중에는 자유주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며 “북한에 살다가 나중에 탈북한 당시 임 의원 또래였던 많은 사람이 전하는 내용이다. 이제라도 임 의원이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다시금 북한과 북한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미칠 것이다. 임 의원은 결코 종북주의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임수경 의원과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박진순 감독의 개막작 ‘설지(Sunshine)’는 탈북자이면서 아트페인팅이라는 독특한 예술세계를 펼치는 주인공 설지가 숨겨진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멜로다. 2015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 상영 후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배우 김부선 딸 이미소와 강은탁, 다나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내달 개봉한다.

본격적인 영화제는 23, 24일 충무로 대한극장 3층 4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상영되는 작품은 북한인권, 이산가족, 통일, 탈북난민 그리고 정착, 독일통일 막전막후 등의 소재로 6개국 총 19편의 영화로 재연된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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